원격 베팅 및 게임 세금(RBGD) 단일화 추진…업계는 세금 인상 가능성에 긴장

영국 정부가 원격 도박 세금 체계를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도박 업계에서는 세율 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HM 국세청(HMRC)과 재무부는 기존의 세 가지 세율을 하나로 통합해 ‘원격 베팅 및 게임 세금(Remote Betting & Gaming Duty, RBGD)’이라는 단일 세금 제도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12주간의 공개 협의를 시작했으며, 해당 협의는 7월 2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이 운영자들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시스템을 간소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제도와 제안된 변화

현재 영국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원격 도박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 원격 게임 세금(RGD): 운영자 수익의 21%
  • 일반 베팅 세금(GBD): 수익의 15%
  • 풀 베팅 세금(PBD): 순 베팅 금액의 15%

하지만 개편안에서는 GBD와 PBD를 RGD 수준인 21%로 통합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베팅 업계의 세금 부담이 6%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반발: “성장 전략에 역행”

영국 베팅 및 게임 협의회(BGC)의 그레이니 허스트(Grainne Hurst) 대표는 “이번 개편이 전반적인 세금 인상으로 이어진다면, 정부의 성장 전략을 무색하게 만드는 자기파괴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녀는 또한 “최근 화이트페이퍼로 인해 업계가 수익 10억 파운드 이상을 잃은 상황에서, 추가 세금 인상은 국고 수입 증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허스트 대표는 GBD가 RGD 수준으로 상향된다면, 이는 경마 산업에도 심각한 재정적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경마협회(BHA)도 협의 참여를 환영하면서도, 세율 통합이 의도치 않은 재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오프라인 우대? 블랙마켓 확대 우려도

또한,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제안이 오프라인 업장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안서에서는 소매점과 오프라인 카지노의 운영 비용(건물 유지비, 인건비, 공공요금 등)이 온라인 업체보다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도박 컨설턴트 스티브 도너휴(Steve Donoughue)는 “결국 블랙마켓이 세율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며, 규제가 심화될수록 이용자들이 해외 도박 사이트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가 이 개편을 통해 모든 세율을 15%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 현실을 모르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과거 재무부는 온라인 도박 세율을 최대 29%까지 올려도 블랙마켓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 본 전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수치 오류 지적과 시행 시기 전망

한편, 레귤러스 파트너스(Regulus Partners)의 댄 워(Dan Waugh)는 정부가 원격 도박의 성장률을 과대평가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4년부터 2024년까지 208%의 성장률을 예상했지만, 이는 실제 보고 체계가 바뀌기 전 데이터를 포함한 잘못된 비교라는 것이다. 그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온라인 스포츠 베팅 성장률은 실제로 36%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엔테인(Entain)의 CEO 스텔라 데이비드(Stella David)는 보다 현실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녀는 “법적 절차를 고려할 때, 이번 개편안이 실제 시행되려면 최소 2028년은 되어야 할 것”이라며, 현재는 초기 논의 단계일 뿐이라며 냉정한 시각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