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 광고 중단, 새로운 규제 기구 출범, 화이트 라벨 경고… 스폰서십 시장에 변화 조짐

프리미어리그와 도박 스폰서십의 오래된 유대

영국에서 스포츠 베팅이 합법화된 이후, 축구와 도박 산업은 오랜 기간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프리미어리그 팀들과의 스폰서 계약을 통해 도박 브랜드는 축구와 사실상 동일시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달 사이, 이와 같은 전통적인 스폰서 모델은 점점 더 많은 비판에 직면해 왔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축구를 시청하면서 도박 광고에 노출될 위험성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프리미어리그는 2023년 4월, 2025-26 시즌 종료 이후 유니폼 전면 도박 광고를 자발적으로 금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유니폼 스폰서의 대체 수단은? 가격 상승과 새로운 노출 전략

PR 전문가 앨런 알저는 도박 기업들이 마지막 시즌 동안 최대한 브랜드 노출을 확보하려 하면서, 2025-26 시즌 유니폼 광고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챔피언십 팀들도 프리미어리그 복귀를 노리며, 한 시즌의 ‘빅딜’을 노리고 있습니다.

도박 브랜드는 여전히 경기장 LED 보드, 유니폼 소매 광고, 선수 활용 글로벌 마케팅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브랜드 노출이 가능하며, 특정 국가에서의 광고 활용도 더 활발해질 수 있습니다.

글로벌 스폰서에서 지역 스폰서로? 변화하는 파트너십 구조

앞으로는 글로벌 파트너십 대신 아시아, 아프리카 등 특정 지역에 한정된 지역 파트너십 모델로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각 지역의 방송 피드와 광고 허용 범위를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동반하지만, 광고 독점권 확보에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도박 기업들은 리그 및 대회 운영 주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브랜드 확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Bet365는 UEFA 챔피언스리그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경기장 내 광고 독점권을 확보했습니다.

화이트 라벨 스폰서십, 점점 커지는 의문

영국에서는 비영국 라이선스를 가진 도박 기업들이 화이트 라벨을 통해 축구팀과 스폰서십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정부와 도박위원회가 화이트 라벨 모델에 대한 조사를 착수하면서 이 제도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쿠라사우 라이선스를 보유한 BC Game은 파산 판결 이후 레스터 시티와의 계약이 논란이 되었으며, Stake 역시 라이선스 박탈에도 불구하고 에버턴과의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유지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보지만, 축구계 또는 도박 산업이 자발적으로 기준을 높이려 할 경우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축구 규제 법안과 도박 광고에 대한 의회의 논의

독립 규제 기구 도입… 도박 광고 금지 조항은 부결

영국 하원에서는 축구 산업을 감독하기 위한 Football Governance Bill을 논의 중이며, 이 법안은 독립 축구 규제 기관을 설립하고 클럽 면허, 재정, 팬 보호 등을 감독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3월에 진행된 논의에서는 도박 광고 및 스폰서 금지를 명시한 수정안이 제안되었지만, 339 대 74로 부결되었습니다. 이 조항은 자유민주당의 로드 애딩턴 경이 제안한 것으로, “영국 축구는 도박 광고 또는 스폰서십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반대 입장에서는 하위 리그 및 비리그 팀들이 도박 스폰서 수익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이를 중단하면 큰 재정적 타격을 입게 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도박 스폰서 전면 금지는 요원

알저와 법률 전문가는 도박 스폰서십 전면 금지가 실제로 시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합니다. 과거 주류, 담배 등의 광고 금지가 있었지만, 이는 주로 스포츠 단체 자체의 결정에 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현 시점에서 법안은 하원 위원회 단계에 있으며, 전면 금지보다는 기존 모델의 점진적 변화와 새로운 스폰서 방식의 등장이 더욱 현실적인 변화 방향으로 보입니다.